GrabCAD

  • 수 년전에 이 서비스가 생긴지 얼마되지 않았을때, 개인적으로 꽤 흥분하고 괜챦다고 생각했었다.
  • 때문에 초기에 이 서비스를 업무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다.
  • 당시의 결론은, 아직 업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다 였다.
    • 신생 벤쳐회사로서 아직 그 미래를 장담할 수 없었다. (안전성)
    • WebGL을 이용한 뷰어가 아직은 사용하기에 좀 무거웠다.
    • 실업무에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 기능들이 부족했다. (BOM, 버전관리, 로컬 분산 저장 개념 등)
    • 공개 커뮤니티로는 좋았지만, 업무용의 Private Space로는 부적합했다. (Workbench 기능 부족)
    • Workbench 사용료가 비쌌다. (1인당 월70달러 이상)
  • 그런데, 최근에 이 서비스를 다시 살펴보니 굉장한 발전이 있었고, 이제는 실제 업무용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생각된다.
    • 에스토니아 벤쳐회사로 출발했는데, 지금은 대기업인 Stratasys로 M&A되어 장기적인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. Death Valley를 넘어선 것이다.
    • WebGL의 성능이 그간 많이 개선되어 사양이 높지 않은 PC에서도 다운되거나 뻗어버리지 않고 잘 돌아간다.
    • Workbench 기능이 많이 향상되었다. 필요한 기능들이 대부분 다 지원된다.
    • Workbench가 완전히 무제한으로 무료화 되었다. (다만 법적인 보증 문제 등이 있기는 할 것이다.)
    • PTC Granite CAD Kernel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. (다양한 CAD 포멧에 전부 다 대응됨)

사용 가능성 검토

  • Github, Dropbox 같은 다른 SaaS 서비스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CAD에 최적화 되어 있다.
    • 이 문제에 관해서 GrabCAD측의 입장은… 이렇다.
    • 간단히 말해, Git, SVN은 기본적으로 소스코드 버전관리용이라 CAD 버전관리용으로는 사실 무리수인 점이 있다. 필수 기능 보완을 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커스터마이제이션이 필요하다.
    • 하지만 GrabCAD는 철저하게 CAD 지향이므로, 커스텀 개발해야 할 부분들이 거의 전부 다 이미 구현되어 있다.
  • 완전 무료다.
    • 사실 이게 최초 진입시에 제일 큰 장벽이기도 하다. 아무리 소액이라도, 조직에서 결재받는게 쉽지 않다.
    • 약관을 대충 읽어보니(한글 번역본도 제공됨), 데이타가 날아가는 사고가 나도 우리는 책임이 없다는 등의 전형적인 면책 조항들이 줄줄 있다.
    • 하지만, 회사 내부의 로컬 컴퓨터에서 계속 미러링 할 수 있으므로 설령 GrabCAD 서비스 자체가 완전히 날아가 버려도 업무 진행 및 최종 버전의 데이타 보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.
  • 버전관리
    • Git과 같은 Branch 기능은 없다. 하지만 Branch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원활하게 업무흐름에 적용하는 기계설계 엔지니어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므로 (이쪽 분야에서는 그렇다) 이 부분은 아직 연구단계의 기능으로 봐야 할 것 같다.
    •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 내에서의 확실한 버전관리는 되기 떄문에, 믿을만 하다.
    • Git의 결정적 약점은 Lock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. SVN은 Lock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, CAD Assembly를 해석하지는 못하므로 제한적인 Lock 기능일 뿐이다. 하지만 GrabCAD는 Assembly 단위로도 쉽게 Lock을 걸 수 있다.
    • 로컬에서 설계자가 계속 개정을 진행하다가,, 원할 때 GrabCAD 쪽에 Sync 시킬 수 있다.
    • CREO의 경우, 파일에 꼬리표로 따라붙는 버전넘버링을 자동적으로 1로 통일시켜 준다.
  • 속도
    • 다운로드, 업로드 속도는 그다지 빠르다고 볼 수는 없다. 수백메가바이트 수준의 프로젝트를 다루는데는 좀 답답할 수도 있지만, 다운로드 업로드 속도 자체가 직접적인 문제가 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.
    • Web UI에서의 반응 속도는 일반적인 웹서비스 정도다.
    • 3D WebGL은, 로딩 후 이리저리 돌려볼 때 상당히 빠르다. 다만 PC의 3D 가속이 지원되지 않으면 WebGL은 사용하지 못한다.
    • CAD 데이타를 업로드하고 나서 바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, GrabCAD 쪽에서 포멧 변환 과정을 거치는 시간이 필요하다. 300MB 정도의 프로젝트를 업로드 하고 나서, 이 과정이 완료되는데 몇 시간 정도 생각해 줘야 한다. 물론 이것 역시 결정적인 약점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. 이정도야 뭐 참고 쓸 수 있지 하는 수준.
  • 안정성
    • 수 년간 GrabCAD를 계속 사용해 오면서, 데이타가 망실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.
    • 서비스 점검이나 기타 사유로 서비스가 한시적으로 중단되는 경우는 가끔 있었으나, 최근에는 거의 본 일이 없는 것 같다.
    • WebGL의 안정성 역시 훌륭하다. PC에 문제가 없으면 뻗는 일 자체가 없다고 봐도 될 듯.
    • 모바일 클라이언트의 안정성은 예전에 사용해 볼 떄 상당히 안 좋았다.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.. 사실 모바일 뷰어는 없어도 그만인지라 신경 쓸 필요가 없을 듯.
    • 다만 법적으로, GrabCAD는 거의 전적으로 면책권을 주장한다. 데이타 망실시 손해배상 청구 같은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.
  • 보안성
    • 해당 프로젝트를 열람, 수정 하는 권한을 사용자별로 구체적으로 관리 가능하다.
    • 다만 GrabCAD에 저장되어 있는 나의 데이타를, GrabCAD가 다른 목적으로 다른 회사에 이관해 버리거나 또는 GrabCAD가 나의 데이타를 들여다 보는 행위를 막을 수 없다.
    • 사실 이런 보안성은 회사가 삼성전자 급이 아닌 이상 실질적으로 전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.
    • 솔까말 일반적으로, 기구설계 데이타라는게 보안등급을 최고로 놓을 만한 데이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. 심하면 완전히 오픈해 버려도 상관없다고 마음 편하게 생각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.
    • 설계데이타를 꽁꽁 숨긴다고 중국의 카피맨들이 카피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. 그런 카피를 걱정하는 것 보다 경쟁사와의 다른 우위성을 찾는게 현명할 것이다.
  • 기능성
    • 기본적으로 Solidworks를 가장 중시해서 맞춘 것으로 생각된다.
    • 일단 PTC CREO와의 궁합을 본다면, 모든 prt, asm, drw 파일을 온라인으로 다 볼 수 있다. 자동 버전 넘버링 정리도 이루어진다. 다만 불필요한 log, m_p 같은 파일을 청소해 주는 기능은 없다.
    • CREO의 asm, prt 파일 내의 정보를 읽어서 BOM 작성시 그대로 다 반영해 준다. 다만 한글로 된 정보는 인코딩 문제로 깨진다. (빌어먹을 MS Windows 같으니라고.)
    • dwg, dxf, pdf는 당연히 다 볼 수 있다. 다만 dwg 뷰어에서 선 굵기 등은 정교하게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. 다행인 점은 한글은 안 꺠진다. 아마 사용하는 dwg 뷰어 라이브러리가 좋은 걸 쓰나보다.
    • 엑셀 같은 MS Office 파일은 직접 못 보여준다. 이건 뭐 그러려니.
    • BOM을 자동으로 생성해서 csv 파일로 받을 수 있다. 다만 예쁜 양식으로 잘 편집하는 것은 사용자 몫. 아마 이 부분은 PC쪽 어플을 하나 만들어서 자동으로 예쁘게 BOM, PartList를 생성해 주는 걸 해결해야 할 것 같다.

CEO에의 설득

  • 회사의 사장님이 GrabCAD를 회사의 PDM으로 사용할 것을 허락할 것인가?
  • 경영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장단점을 잘 설명해 드려야 할 것이다.
  • 장점
    • 비용이 전혀 필요없어요.
    • 회사의 모든 사람들(설계팀에서 열람권을 준 사람들)이 자신의 PC에서 직접 우리의 설계안이 개선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, 의견 코멘트를 언제든지 주실 수 있어요.
    • 이 방법으로, 효율적인 동시공학(컨커런트 엔지니어링)이 우리회사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을 거에요.
    • 영업팀이 설계안을 보면서, 디자인이나 사용자 입장에서의 의견을 직접 코멘트할 수 있고, 그 과정에서 번거로운 서류작성 등이 필요없이 그냥 SNS 하듯이 간단히 될 거에요.
    • 상식적인 선에서, 의도하지 않게 우리의 데이타는 외부로 유출되지 않아요. (유출사고가 나면 할 수 없고.. ㅠㅠ)
    • 설계자 각자의 PC에 중구난방으로 저장되어 엉망이던 데이타 관리가 아주 깨끗하게 될 거에요.
  • 단점
    • GrabCAD 회사를 전적으로 믿어야 해요. 이 회사에서 데이타 유출이 일어나도 우리는 현실적으로 통제할 수 없어요. 사실 이런 일은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시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일반적인 사항이라고 보시면 돼요.
    • 회사 직원에 의한 데이타 유출 사고가 일어날 통로가 하나 더 늘어나요. 그런데 사실 작심한 직원이 데이타 유출하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보시면 돼요. DRM 등의 갖은 수단으로 직원들의 PC에 통제를 가하는 식의 솔루션은 사실 보안 효과 보다 업무 효율 저하의 폐해가 더 심각해요. 그냥 직원을 믿으셔야 해요.
    • PDM을 도입할 때, 보통 실무 직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편이에요. 관리 업무가 가중되고, 정형화된 업무흐름에 더 통제받게 되기 떄문에 업무상의 자유가 사라지기 때문이에요. 하지만 GrabCAD는 그런 부작용을 아마 가장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돼요.
    • 우리 회사만의 요구에 맞게 커스터마이제이션이 불가능해요. (품질경영인증에 필요한 서류 자동 생성을 위한 API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.)
    • 다른 PDM으로의 마이그레이션이 사실 불가능해요. (수정이력 등 DB상의 정보을은 빼낼 수 없다. 오로지 CAD 데이타 자체만 백업받을 수 있음.)
  • 도입해서 성공한 사례가 있나?
    • 많은 보수적인 제조업체의 경영진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.
    • 이 질문 때문에 많은 혁신적인 시도들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죽어나갔다.
    • 내가 알기로는 아직 우리나라 제조업체 중에서 GrabCAD를 주력 PDM으로 채용한 기업은 없는 것 같다.
    • 사실 GrabCAD 쪽에서도 한국은 별로 크게 영업적으로 신경쓰지 않는 것 처럼 보인다.
    • 다만, 도입시 실패 위험이 가장 낮은 방법이고, 설령 싪패하더라도 손실되는 기회비용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.
    • 그러면 당연히 해 봐야지!

결론

  • GrabCAD는 나에게 완성도 높은 OpenSource PDM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.
  • 다만, 이렇게 출현할 New-Generation OpenSource PDM은, Git 수준의 섬세한 관리 및 사용자 자유도가 부여되어야 한다.
  • GrabCAD를 업무용으로 도입 가능하다고 판단되고,
  • 이를 벤치마킹한 Git-Based Opensource PDM의 출현을 기대한다. 몇 년 정도는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.